먹다가 남은 음식 재활용하는 방법
예전에는 식사를 하고 음식이 남으면 무조건 냉장고에 넣어놨습니다.
다음날 먹을 수 있을지 버릴지는 나중에 가서 판단하자는 마인드였습니다.
음식을 버린다는 게 너무 아까웠고 뭘 사더라도 딱 먹을 만큼만 사서 먹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별 생각이 없는데 주변에선 손이 작다고 했었습니다.
정량을 고집하는 스타일이라서 부족하면 부족했지 남기지는 않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와이프는 달랐습니다.
항상 손이 커서 남으면 남았지 부족하면 안 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남더라도 과감하게 버릴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냥 버리면 될 것을 미련하게 남기고 그러냐는 식이어서 거기에 길들여지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었습니다.
지금은 저도 잘 버리는 편이긴 한데 대신 무조건 버리기보다는 뭔가 다른 음식으로 재활용을 할 수 있으면 하는 스타일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음식을 나눠서 하다보니 생긴 버릇이기도 합니다.
음식을 할 줄 몰랐을때는 먹다가 음식이 남으면 그냥 남겨두거나 아니면 그냥 버렸지만 지금은 그걸로 다른 음식을 만들 수 있으면 저녁에 만들어놓고 자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음식을 재활용하는 것인데 얼마 전에는 혼자서 연어회를 먹은 적이 있습니다.
마트에서 연어 필렛을 사와서 혼자 혼술을 했었고 연어회를 꽤 많이 사서 그런가 절반 정도가 남아버렸습니다.
300g정도를 사왔으니 150g이나 남은 셈인데 이걸 그냥 남겨놓자니 할인해서 사온거라 슬슬 비린내가 올라오고 있어서 남겨둘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버리자니 너무 많이 남아서 좀 아깝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간장연어장이 생각나서 부랴부랴 유튜브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다행히 집에 재료들(진간장, 대파, 청양고추, 양파, 다시마)이 다 있어서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주방에 가서 간장물을 끓이고 슬라이스로 잘라놓은 연어에다가 간장물을 부어서 연어장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다음날 점심에 일어나서 밥에다가 먹는데 비린맛도 없고 간도 적당하게 잘 되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냥 버렸다면 한끼 식사를 뭘로 해야할지 고민했을텐데 재활용을 한 덕분에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었던 겁니다.
그게 아니었으면 배달음식을 사먹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이후로는 음식이 꽤 많이 남으면 그걸로 뭘 할 수 있을까 검색하고 유튜브 영상도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는데요.
아래는 최근에 제가 남은 음식들로 재활용을 한 방법들을 간단하게 적어드릴테니 참고하실 분들 있으시면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1. 청어회 김치찌개
등푸른생선은 보통 회로 먹는 경우가 드문 편입니다.
요즘이야 고등어회를 일식집에서도 팔고 하니까 자주 먹을 수 있지만 예전에는 고등어를 회로 먹는다는 건 바닷가쪽이 아닌 이상에야 생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등푸른생선은 비리기 때문이며 신선해야 회로 먹을 수 있으니 동네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동네 마트에서 청어회를 팔았던 적이 있습니다.
한팩에 8900원으로 가격도 엄청 저렴했고 기름기가 자르르 끼어있어서 진짜 맛있어 보이길래 술안주로 먹으려고 한팩 사왔었습니다.
저녁에 싸구려 화이트와인에 먹는데 기름도 풍부하고 많이 비리지도 않고 맛있더군요.
와이프는 원래 비린 생선회를 못 먹어서 청어회는 저 혼자서만 먹었습니다.
혼자서 청어회를 먹는데 이게 먹다보니 처음엔 맛있었지만 나중에는 은근 질리길래 대충 절반 정도만 먹고 나머지는 다 남겼습니다.
둘이서 먹었으면 깔끔하게 다 먹어치웠을텐데 혼자서 먹다보니 꽤 많이 남았습니다.
비린 생선이라 그대로 남겨두기도 뭐하고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니 문득 꽁치김치찌개가 생각났습니다.
꽁치랑 청어랑 비슷하기도 하고 꽁치는 통조림으로 하지만 청어회로 김치찌개를 하면 더 제대로 된 생선기름맛이 나겠다 싶어서 유튜브에 한번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청어를 재료로 김치찌개를 만드는 영상은 1개 정도밖에 찾을 수가 없길래 그냥 제가 아는 레시피대로 청어회 김치찌개를 만들어봤습니다.
묵은지로 해서 김치를 푹 끓이고 나중에 남은 청어회를 다 넣어서 팔팔 끓여놓고 대충 설거지를 한 뒤에 바로 잤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일어나서 어제 끓여놓은 청어회 김치찌개를 다시 한번 끓여서 먹었더니 기름맛이 제대로 올라오더군요.
별다른 재료없이 그냥 묵은지로 끓여낸 찌개였는데 제대로 밥도둑이어서 점심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 청어회를 먹을 일도 드물고 청어회가 많이 남는 일도 드물겠지만 혹시라도 남는다면 그걸로 김치찌개를 끓여보세요.
생선기름과 섞인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맛있는 한끼 식사가 될 겁니다.
2. 돼지고기 무국
저희 동네 마트에는 돼지고기 뒷다리살을 엄청 저렴하게 판매합니다.
500~600g단위로 팩에 넣어서 비계도 큼직큼직하게 들어있는 뒷다리살을 저렴하게 팔기 때문에 한번씩 사다가 그걸로 김치찌개를 끓여먹곤 합니다.
비계가 듬뿍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국물 맛이 좋아지기 때문에 제가 특히나 돼지고기 뒷다리살을 좋아합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으니 마트에 가면 한번씩 사오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까 와이프는 제가 김치찌개를 끓이면 질린다는 표정을 종종 보입니다.
가끔씩 끓이는 건 괜찮지만 한번 삘이 받으면 일주일에 3번은 끓여대고 한번 끓일때 양을 넉넉하게 해서 점심에 먹고 남은 걸 또 저녁에 먹으니 그만 먹고싶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예전에도 제가 돼지고기 뒷다리살을 아주 넉넉하게 사왔을때 이제 김치찌개는 질린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돼지고기 절반을 넣고 김치찌개를 끓여서 먹고난 뒤에 너무 질린다고 하길래 그러면 남은 돼지고기로 뭘 해야하나 갑자기 고민이 되더군요.
콩나물을 같이 넣고 볶아야하나 하다가 집에 무가 큼직한 게 있길래 그걸로 돼지고기 무국을 끓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비계가 있는 부위는 김치찌개를 끓일때 제가 다 골라서 넣었고 비계가 없는 빡빡한 살이니 뭔가 느낌상 소고기무국이랑 비슷한 느낌이 날 것 같길래 한번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백종원 레시피가 나와있었습니다.
소고기가 아닌 돼지고기로 무국을 끓이면 더 깔끔한 맛이 난다고 했는데 그 레시피대로 따라서 무국을 끓여봤더니 진짜로 아주 깔끔한 국물맛의 무국이 완성되었습니다.
무가 많아서 너무 많이 넣어서인지 단맛이 좀 세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 뒤로도 더 해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겨울철에는 무가 저렴하고 맛있으니 혹시라도 돼지고기가 남으면 돼지고기 무국을 한번 해드셔보시기 바랍니다.
3. 육회떡국
제가 가는 마트는 고기도 저렴하고 회도 괜찮아서 술안주로 가끔씩 사옵니다.
청어회도 거기서 샀었고 뒷다리살도 거기서만 삽니다ㅎ
그리고 또 하나 회심의 안주가 있으니 바로 육회입니다.
마트에서 12,900원에 파는데 가끔은 행사로 9,900원에 팔기도 합니다.
투쁠 소고기로 만든 육회라 질기지도 않고 맛있어서 술안주가 필요할때 한번씩 사오거나 행사로 싸게 팔면 사먹는 편입니다.
안에 육회양념까지 같이 다 들어있고 다진마늘까지도 있어서 비닐장갑을 끼고 양념 붓고 다진마늘까지 다 넣어서 비비기만 하면 됩니다.
와이프는 그렇게 좋아하진 않고 제가 좋아해서 역시나 사오면 거의 제가 다 먹습니다.
양도 굉장히 많이 담아주는데 혼자서 먹다보면 아무래도 생고기라 좀 질리는 게 있습니다.
육회 하나만 놓고 먹다보면 좀 질려서 결국은 남기게 됩니다.
육회가 남으면 양념이 된 고기라서 다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내일 또 그대로 먹기가 참 애매합니다.
그럴때는 일단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날 밥이랑 볶아서 먹는 편인데 얼마전에는 집에 떡도 있고 사골국물도 있고 마침 만두도 있길래 이거 떡만두국이나 해먹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떡국을 만들때 소고기떡국은 고기에 양념을 해서 먼저 살짝 참기름에 볶은 후 사골국물을 넣고 떡을 넣어서 만드니까 재료가 딱 육회재료랑 똑같았습니다.
육회도 참기름에 간장양념으로 간을 하니까 그대로 기름 살짝 두른 펜에 볶고 그 다음에 사골국물을 넣고 떡 살짝 불린 걸 넣고 대충 그렇게 하니 아주 훌륭한 소고기 떡국이 완성되었습니다.
국거리용 소고기도 한 200g정도 사려면 꽤 비싼데 먹다 남은 육회로 이렇게 해먹으니 상당히 좋은 것 같았습니다.
4. 삼겹살 김치찌개
어제 저녁메뉴로 와이프가 삼겹살을 먹고싶다길래 배달앱에서 삼겹살이 되는 음식점을 찾아서 600g정도 주문을 했습니다.
이것저것 밑반찬이랑 독일산 삼겹살을 구워서 같이 왔는데 좀 뻑뻑하더군요.
수입산 돼지고기 중에서도 구울때 맛있는 게 있고 좀 질긴 게 있는데 이번에 온 고기는 특히나 많이 질겼습니다.
와이프는 냄새도 좀 난다고 하면서 많이 먹지를 못했는데요.
저도 상추쌈에 먹고 무쌈에 먹고 했는데도 꽤 많은 양이 남아버렸습니다.
이미 구워버린 삼겹살이라서 그대로 냉장고에 넣어두면 다음날 또 해동하면서 기름 빠져나오고 더 뻑뻑해질 것 같길래 역시나 또 김치찌개를 만들어버렸습니다.
또치찌개… 지겹다고 하는데 저는 뭐 맛있는 걸 어떻게 하겠습니까?ㅎㅎ
먼저 물을 살짝 냄비에 넣고 삼겹살을 넣은 후 끓였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그릇에 굳어있는 돼지기름까지 뜨거운 물을 살짝 부어서 휘휘 저어준 후 그대로 냄비에 다 넣었습니다.
돼지기름이 다 들어가야 찌개가 맜있기 때문입니다.
그릇에 있는 기름까지 싹싹 재활용을 해준 후 이제 고기에서 기름이 또 우러날때까지 10분정도 물을 끓이다가 묵은지랑 삼겹살에 같이 구워서 넣어준 양파랑 버섯도 같이 넣어서 끓였습니다.
양파가 들어있으니 따로 넣지 않아도 되고 편하더군요.
그 다음에 다진마늘이랑 국간장 넣어서 대충 완성을 시켜줬고 고대로 인덕션 위에 올려놓고 왔습니다.
이따가 점심에 먹을때 위에 대파랑 두부만 송송 썰어서 한번 더 끓여주면 될 것 같습니다.
삼겹살이야 뭐 남으면 이것저것 재활용할 수 있는 요리들이 많겠지만 저는 한번 구워준 삼겹살은 김치찌개로 해먹는 게 가장 맛있는 것 같습니다.
5. 대패삼겹살 된장찌개
전에 노브랜드에서 대패삼겹살을 엄청 싸게 팔았던 적이 있습니다.
1kg짜리 스페인산 냉동 대패삼겹살 2개에 15,600원이길래 냉큼 구매했었습니다.
1kg에 7,800원이니 사놨다가 이것저것 음식 해먹기 좋겠다 싶어서 바로 샀고 사자마자 구워서도 먹고 콩나물 불고기도 해먹었습니다.
와이프는 콩나물불고기가 제일 맛있었다고 하던데 저는 개인적으로 대패삼겹살 된장찌개가 참 맛있었습니다.
그러고보면 뭔가 찌개에 돼지기름이 끼어있는 걸 제가 좋아하나봅니다^^
이것도 백종원 레시피였는데 스페인산 대패삼겹살이다보니 그냥 굽는 건 냄새가 좀 난다고 했고 콩나물불고기는 2번이나 먹어서 뭔가 다른 걸 먹고싶다고 하길래 된장찌개로 해봤는데 맛있다고 하더군요.
밥에 비벼먹기 좋게 약간 짜글이 스타일로 만들어서 먹었고 저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대패삼겹은 먹다가 남은 음식 재활용이 아니지만 인터넷이든 마트든 싸게 구입이 가능한 식재료라 같이 한번 넣어봤습니다.
저는 음식을 잘 하는 편도 아니고 많이 아는 편도 아니어서 그냥 제가 해먹어 본 요리에 대해서만 간단히 적었는데요.
다음에도 또 좋은 레시피가 있으면 공유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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